티스토리 뷰

반응형

오쇼 라즈니쉬가 쓴 철학우화 모음집이다. 제목이 재미있다. 오쇼는 말한다. 세상이 가시밭길 같다 여겨 뱀에게 신발을 신긴다면 뱀은 죽는다고. 뱀은 배로 기어다니는 동물이고 그것이 그들의 자연이기 때문이다. 책은 뱀에게 신발을 신기는 것과 같은 인간의 무모함을 우화로 담아내고 있다. 그 중에 사랑에 대한 우화들을 적어본다. 사랑만큼 우리 삶에 중요한 주제는 없으니까. 

 

사랑

 

한 대의 리무진이 정신병원 앞에 멈춰서고 곧이어 귀족풍의 한 신사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 신사는 수위에게 물었다.

"이곳이 정신 이상자들을 위한 요양소인가요?" 

"그렇습니다"

"스스로 청해서 이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습니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마는 도대체 왜 그러시죠?"

"음, 난 얼마 전 내가 옛날에 쓴 연애 편지들을 읽어 보았습니다....그러자 나는 지금 내 자신이 미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대가 소위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광기, 열병, 일종의 화학적 노이로제일 뿐, 결코 사랑이 아니다. 그대는 다른 사람에게 집착하고,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조정하려 한다. 그것은 정치일 뿐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지배욕이지 사랑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자연히 그대를 지옥으로 인도하고 그대를 더욱더 불행하게 만든다. 

 

 

 

어떤 상황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의 한 사람인 엠마뉴엘 칸트에게 어떤 여인이 구혼을 했다. 우선 여인이 구혼했다는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그 시대엔 구혼하는 사람은 항상 남자인데, 틀림없이 처음 그 여인은 기다리고 또 기다렸으나 칸트가 구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에게는 전혀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생각에만 너무 집착하고 있었고 가슴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여인은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느끼고 먼저 구혼한 것이다. 칸트는 말했다.

"잘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떻게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가 있는가? 사랑은 있든지, 없든지 둘 중의 하나다. 그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반응해야 할 상황이다. 그대의 가슴이 '그렇다'라고 하든, '아니다'라고 하든 둘 중의 하나이다.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그것은 사업상의 제안이 아니다. 

 

 

그러나 칸트에게는 그것이 사업상의 제안이었다. 너무 머리 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모든 일을 사업처럼 만든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다. 그는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에 가서 사랑, 결혼에 대한 책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노트에 결혼에 대해서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 모두를 적었다. 그리고 그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마침내 충분히 따져보고는 결혼에 찬성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찬성 쪽이 반대 쪽보다 몇 점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것은 논리적인 결정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 여인의 집에 가서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그 여인의 아버지가 나와서 말했다.

"내 딸은 이미 결혼해서 세 아이의 어머니라오.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났고 당신은 좀 늦게 왔구려"

 

 

마음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음은 항상 늦으며 상황을 놓치게 된다. 그리고 그대가 문을 두드릴 때 여인은 이미 가버린 뒤다. 그녀는 벌써 세 아이의 어머니다. 

이런 일이 매순간 일어나고 있다. 기억하라. 어떤 상황에 부딪히면 행동하라. 생각하지 말아라. 그대가 생각하면 그 상황이 그대를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 여인은 가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대가 반응할 준비가 되었을 때 반응할 대상은 이미 없을 것이다. (칸트는 결혼에 대한 354가지의 긍정적인 면과 350가지의 부정적인 면을 메모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전해지며, 이에 7년이 걸렸다고 한다)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