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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다섯번째 산'을 읽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이지만 그 중에 사랑에 대한 이야기만을 모아 보았다. 주인공 엘리야가 품고 있던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나 역시 오랜기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더 크게 와 닿았던 건지도 모른다. 사렙타에서 한 여인을 만남으로써 그 두려움을 떨쳐낸 그의 변화도 반가웁고, 드디어 사랑을 경험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한 그 여인 또한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침내!!!! 사랑인 것이다.
일찍이 사제가 그를 예언자라고 인정했음에도 그는 목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주님이 그를 그가 가야 할 길로 다시 인도하신 것이다. -46p
엘리야는 처음으로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아보았다. 그보다 적어도 열 살은 많은 그녀에게 그 순간 강렬한 호감을 느꼈다. 그는 이런 감정이 낯설었고 그래서 두려웠다. (중략) 그의 심장이 그에게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는 이 여인과 함께하는 것이 좋았다. 사랑은 그의 심장에 화살을 겨누던 아합왕의 병사를 마주할 때보다 더 두려운 경험일 수 있었다. 가슴에 화살을 맞으면 그는 죽을 것이고, 이후 나머지는 신이 알아서 하실 일이었다. 하지만 사랑이 그의 가슴을 파고든다면 이후로 벌어지는 일은 모두 엘리야 자신의 힘으로 헤쳐나가야 할 터였다.
'살아오면서 얼마나 간절히 사랑을 원했던가' 엘리야는 생각했다. 이제 그 사랑이 그의 눈앞에 있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눈 앞에 와 있었으니 그 감정으로부터 도망치지만 않으면 됐다. 하지만 그에게는 가능한 한 빨리 그 감정을 잊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123p
이 이스라엘인이 그녀의 삶에 나타난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이제 가난마저도 견딜만 했다. 이 이방인 덕분에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아들이 병에 걸렸을 때, 이웃들의 비난을 무릎쓰고 이 남자를 집에 계속 머물게 했다.
그에게 하늘 아래 주님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사랑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것도 잘 알았다. 그는 이세벨을 무너뜨리려 당장이라도 떠나버릴 수 있고 다시 돌아와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줄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그녀는 그를 계속 사랑할 것이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진정한 자유를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가 결코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그녀는 그를 사랑할 것이었다.
남들이 하는 말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마음에 귀기울이는 일, 그것이 바로 자유였다. 그녀는 이방인을 집에 들이는 일로 친구와 이웃들과 맞섰다. 이제 자기 자신과 싸울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자유로웠다. 사랑이 그녀를 자유롭게 만들어준 것이다. -125p
여인이 뭔가가 새겨진 점토판을 소맷부리에서 꺼냈다. "뭐라고 새긴 건가요?" 엘리야가 물었다.
"사랑이라는 단어예요. 당신에게 주려고 새긴 거예요. 나는 당신이 어떤 책임을 짊어졌는지도 알고, 언젠가 떠나야 한다는 것도 알아요. 당신이 이세벨을 없애버리고 싶어하니 우리나라의 적이 될 거라는 것도요. 그날이 오면 나는 당신 곁을 지키며 당신이 사명을 다하도록 도울 수도 있어요. 아니면 이세벨의 피는 곧 우리 민족의 피이기도 하니까 당신과 맞서 싸울지도 모르고요. 당신 손안의 그 단어는 온갖 신비로 가득해요. 그게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만드는지 아무도 모를거예요. 하느님과 대화하는 예언자라 할지라도요"
"나는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요. 나는 밤낮으로 그것에 지지 않으려고 싸웠으니까요. 그게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몰라도 남자의 마음은 알아요. 나는 이스라엘의 왕과 시돈의 공주와 아크바르의 평의회에 맞설 용기는 있지만 사랑이라는 말 앞에서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당신은 점토판에 그 사랑이라는 단어를 새기기 전에 이미 당신의 눈으로 내 마음에 새겨놓았어요"
엘리야가 손을 내밀자 여인이 잡았다. 두 사람은 다섯번째 산 너머로 해가 질 때까지 그렇게 있었다. "고마워요" 여인이 돌아오는 길에 말했다. "오래전부터 당신과 함께 석양을 보고 싶었어요"-170p
엘리야가 여인의 머리칼을 어루만졌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왜 전에는 지금처럼 대해주지 않았나요?" 여인이 물었다. "두려웠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오늘 전투가 시작되길 기다리면서 총독의 말을 듣고 있는데 당신 생각이 났어요. 두려워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 시작되기 전까지만이에요. 그 다음부터는 의미가 없어요. 이제 남은 건 우리가 옳은 결정을 내렸을 거라는 희망뿐입니다". "나는 준비됐어요" 여인이 말했다. -205p
'한 여인의 사랑 안에서 모든 존재에 대한 사랑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속으로 기도했다.-214p
주민들은 아크바르라고 부르는 사렙타에 도착해 처음 마주친 여인의 눈빛이 생생했다. 그는 그녀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사랑하게 됐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 -218p "(중략)나는 이제 준비가 됐어요" -2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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